2024.02.17 14:57
아들의 사춘기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아들의 사춘기로 인해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직장맘이었던 나는 아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무너졌다.
무너졌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아들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었을 거라는 불안감...
내가 이 시점에 뭘 해줘야 하는데... 그걸 못했을 때 아들이 잘못 크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 나의 불안감이 원인이었다.
내가 아들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뭐~ 어때~ 알아서 잘하겠지~
내가 뭘 해줘야 하나? 필요하면 얘기하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그냥 그렇게 편안하게 마음을 먹었으면...
그렇게까지 서로에게 상처주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의 사춘기로... 상담도 받았지만... 밖에 나가서 산책하는 게 제일 도움이 되었다.
그냥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무작정 걸어 다니다 보면...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특히... 제일 좋은 점은... 아들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고 있으면 또 속이 터진다...
점점 산책하다 보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피트니스 등록을 했다... 정말 열심히 다녔다... 하루도 안 빼고~
신체가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지겠지 싶었다,
지금은 PT를 받는다.
비싸다... 하지만 운동을 해보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고민은... 이 비싼 PT를 계속 받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20년을 직장 생활했는데...
나한테 이 정도는 쓰고 살아도 되지 않나? 싶긴 하다.
운동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들의 사춘기로 나는 운동을 시작했고~ 이전보다 건강해지고 있다.
운동으로 신체적인 건강은 찾았지만...
어느 날 문득 살기 위해 하는 일 말고~ 평가받지 않고 그냥 자유롭게 뭔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 더 집중하긴 싫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고민해 봤다...
왠지... 내가 죽어도 남아 있을 것 같은.. 그런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금속공예였다. ㅋㅋㅋ
지금도 가끔... 땅속에서 그런 것이 나오지 않나? 장신구들...
첫날 수업에 들어갔는데...
왜 금속공예를 배우려고 생각했냐고 물어보셨다.
금속공예를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나의 대답은... 아들의 사춘기라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뭔가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직장을 다녀서... 평가받는 것은 너무 싫다고...
그냥 나하고 싶은 대로... 천천히...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나 죽어도 남을 만한 게 금속공예였다고... ^^
그렇게 시작한 금속공예는 1년이 지났다.
금속공예를 배우면서... 나는... 인생을 배우는 것 같다.
솔직히 금속공예 실력은 별로다... ㅋㅋㅋ
다른 연령대~ 다른 직업~ 다른 상황의 사람들이 모여서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서로 삶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면 너무 힐링된다.
선생님들이 그러셨다...
아이를 믿고 사랑해 주고~ 크게 잘못하지 않으면~ 힘들어하지 말라고~
결국 다~ 자기 자리를 찾아갈 거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들과 대화 방법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새벽에 게임을 하고 있으면... 새벽에 게임하지 말라고~ 자라고~ 게임하는 것을 원망하고 나쁘게 얘기했다면...
지금은 게임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네가 나쁜 거다... ㅋㅋㅋ
새벽이니까... 조용히 해달라고... 건강도 생각해서 너무 늦지 말고... 내일 출근해야 하는 우리도 생각해 달라고 한다.
글로 작성해 보니... 대화 방법이 더 좋아졌다는 말은 못 하겠다. ㅋㅋㅋ
최근에는 아들이 부탁을 했는데... 내가 확답을 안 줬더니... 갑자기 화를 냈다.
보통 때 같으면... 화를 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서...
아들이 화내는 이유가 이해가 안 가고~
같이 화내고 서로 기분 나쁘고 끝났을 것이다.
이번에는 당연히... 같이 화를 냈다... 근데... 화내는 포인트가 달랐다...
도대체 왜? 화가 난 거냐고 물어봤다.
아들은 본인도 많이 생각했고... 절대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에게 말하면 바로 긍정적으로 대답해 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너는 부탁을 했고 당연히 그 부탁을 들어줄 수도~ 거절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부모가 뭐든지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엄마는 이런~ 저런~ 점도 생각했다.
너는 그런 점을 생각해 본 적 있나?
네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아니더라도... 누구에게 부탁을 했을 때 거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부탁을 들어주었다.
서로에게 화도 났다~ 기분도 상했고~
하지만... 이... 사건? 이 끝났을 때...
뭔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아들이 그래도 다음에 거절당했을 때는... 조금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뭐~ 아들이 또~ 몰라도~ 어쩔 수 없고~ 또 그러면~ 또 얘기하면 되겠지...
음... 이렇게 글을 써놓고 보니...
달라진 점이 느껴진다...
이전에는 화만 있었다면...
지금은 아들에게 나도~ 우리도~ 가족도~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 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생각해줘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들에게~ 나도 좀 알아달라고 얘기하게 된 것 같다.
굳이...
위의 내용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정리해 본다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해진 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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